변함없는 손맛 벌써 37년 세월 함양읍 한복판에 생뚱맞게 ‘달동네’라는 간판으로 37년 동안 변함없는 손맛을 전하고 있다. 1980년대 초반 60%에 육박하는 최고의 시청률로 국민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았던 드라마 ‘달동네’가 식당 이름이 됐다. 드라마 ‘달동네’라고 하면 기억을 소환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완주할 수 있다는 울트라마라톤에 빠진지 13년이 됐다. 10년 전에 이미 국내 울트라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그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몸이 허락한다면 여든까지 뛰고 싶다”는 원지상(71)씨를 함양군 ..
“시아버지와 남편이 생산한 질 좋은 우유로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유제품을 만들고 싶다.” 함양읍 고운로 75 읍내파출소 인근에 깔끔하게 단장한 가게 하나가 최근 문을 열었다. 커피 등 음료와 유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이색 카페다. 이현정(40)씨의 가다수밀크맘이다. 그녀는 “아이들의 이름을 ..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국내·외 고서적을 구해 한약 공부를 한다. 그의 손을 거쳐 한약을 지어간 환자나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함양군 최장수 한약방으로 명맥을 잇고 있는 청호당한약방 이승남(83)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 원장은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현업에 종사하면서 청호당한약방을 찾는 사람들의..
투박한 손으로 뚝배기 같은 깊은 맛을 전한지 25년이다. 식당 이름은 맛나집이지만 그 흔한 방송 한번 제대로 탄 적이 없다. 그러나 음식은 식당이름 만큼이나 ‘맛나’다는 함양남중학교 앞 사거리 맛나집에서 이 식당 주방장이자 주인인 정일씨(51)를 만났다. 정씨는 “음식은 ‘느낌’이다”고 말한다. “느낌..
“친구들이 저를 ‘지리산빨갱이’라고해요. 하하.” 온가족이 지리산의 넉넉한 품에 안긴지 6년째를 맞는 최희정(45) 민화작가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함양군 유림면 회동마을에서 최희정 작가를 만났다. ‘빨갱이’는 귀촌 후 지리산에 박혀 은둔생활을 한다고 지인들이 붙여준 애칭이란다. 민화(民畫..
“베트남엔 떡 없어요. 사람들 떡 안먹어요. 그런데 저는 떡 맛있어요”라며 또박또박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함양군 안의면 소재지 중심인 축협사거리에 여느 떡집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종로떡집 안주인 이가영(34)씨다. 가영씨는 고향이 베트남인 결혼이주 여성이다. 베트남 이름은 ‘부이티민흐’라고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국밥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70년째 함양의 전통시장을 지키고 있다. 함양 시장국밥의 살아있는 역사다. 지리산함양시장 내 음식점 몇 개가 모여 있는 병곡식당에서 김정애(54)씨를 만났다. 그는 병곡식당 원조 할머니의 딸이다. 14년째 친정어머니의 손맛을 이어가고 있다. 4년 전부터..
“나중에 어떤 일을 할지 모르겠지만 사회복지사로서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 함양군복지회 장애인복지센터 이상진(39) 실장의 소박한 꿈이다. 그는 13년차 베테랑 사회복지사다. 함양읍 거면강변길 25에 위치한 함양군장애인복지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이상진 실장은 사회와 단절된..
“다들 제 고향이 함양인줄 알아요. 고향인 고성(경남)보다 함양에 더 오래 살았으니 함양이 고향인 셈이죠.” 함양읍 교산리 함양성당 맞은편에서 음향사와 이벤트사를 함께 운영하는 ‘코러스 음향 이벤트’ 박권목(58) 대표의 이야기다. 박 대표는 “한달만 도와 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낯선 타향살이를 시..
‘그대에게 취하고 싶은 날/그대가 예뻐 소주 한잔/그대가 멋져 막걸리 두잔’ 실내 포차 벽에 걸린 현수막 글귀처럼 일상에 지쳐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은 이들에게 벗이 되는 곳이다. 주인장이 손님들에게 전하는 감성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함양읍 용평1길 16-1 목화예식장 골목에서 이미자(여·50)씨를 만났다. ..
약대를 갓 졸업한 스물넷 꿈 많은 청춘이 도회지 생활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함양읍에서 약국을 열었다. 어느덧 반세기가 넘었다. 하약국 하두현(80) 약사의 이야기다. 원로 약사에 속하는 그는 함양뿐만 아니라 부산·경남의약계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만남의 장소가 마뜩찮았던 80~90년대 약속장소로 ..
‘캐나다’ 하면 여러 가지를 떠올린다. 다른 영어권 국가에 비해 사회 안전망과 사회보장제도, 교육시스템 등이 잘 갖춰져 있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어학연수나 이민 선호도에서 늘 상위권 국가로 꼽힌다. 북아메리카 북부에 위치한 캐나다는 동계스포츠 강국이기도 하다. 미국, 러시아, 노르웨..
“술은 보약이다.”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무선 궤변이냐며 따지고 들만도 하다. 그러나 보약 같은 술을 빚기 위해 365일 술에 빠져 사는 장인이 있다. 강산이 바뀐다는 10년 세월을 그렇게 보냈다. 함양읍 삼봉산 기슭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인산농장의 정태영(60)씨가 그 주인공이다. 애주..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꿈을 이제야 시작했다.” 지리산 함양을 무대로 희귀 동·식물과 산골 주민들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고 있는 이방인(?)이 있다. 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던 2월의 마지막 날. 함양군 마천면 ‘지리산둘레길 함양군안내센터’에서..
대형 슈퍼마켓과 경기침체 등으로 전통시장의 설자리는 날로 좁아지고 있다. 이런 중에도 전국 어느 전통시장이든 그 자존심을 지키며 성업 중인 시장 맛집은 있기 마련이다. 지리산함양시장에도 경기 탓할 틈도 없는 맛집이 있다. 양지식당이 그중 하나다. 언제나 시장 손님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도 남을 만큼 ..
“가장 단순한 게 가장 어려운 것이라는 진리를 새삼 깨닫는다. 단순해 보이지만 맛을 내기 어려운 게 갈비탕이다.” 함양군 안의의 대표 음식 갈비찜에 도전장을 냈다가 제대로 매운맛을 봤다는 광풍루 김산식·이미숙씨 부부의 말이다. 갈비찜도 만만한 건 아니지만 맑은 국물의 갈비탕이 보기보다 훨씬 맛을 내기..
“응답하라 1984. 영락제과를 아시나요?” 40대를 전후한 토박이 군민들의 추억이 오롯이 담긴 함양군 제1호 제과점이 폐업 10년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영락제과를 다시 개업한 이승군(71)·임말임(68)씨 부부를 만났다. 10년 전까지 영업했던 바로 그곳에 지난해 12월 신장개업 했다. 함양읍 낙원사거리에서 함..
“집 있겠다, 돈 빌리러 안다니면 됐지, 이만하면 부자 아닌가?” 함양군 안의면 토종약초시장 인근 석천길에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때 지어진 듯한 집들이 옛 정취를 물씬 풍기며 옹기종기 모여 있다, 최근 건축된 현대식 집들도 간간이 눈에 띈다. 이곳 삼거리 코너에서 33년을 뻥튀기 기계와 씨름하며 ..
함양의 중심 동문네거리 인근에 함양의 노포(老鋪) 중 하나인 만물상회가 있다. 그곳에서 30년을 한결같은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이가 있다. 만물상회 새 주인 권상근(45) 대표다. 15살 어린나이에 더부살이 종업원으로 시작해 마흔을 넘긴 나이에 이 가게의 어엿한 사장이 됐다. 문방구 종업원 생활 28년만인 ..